제120장

수용량을 훨씬 초과한 전류가 일으킨 고열이 연구실 전체의 수증기를 증발시켰다. 주위는 자욱한 흰 안개로 뒤덮여 모든 것이 흐릿했다.

폐허 속에서 살아남은 연구원들은 온갖 구석진 틈새에 숨어 입을 단단히 틀어막고 있었다.

겁에 질린 표정으로, 작은 소리 하나 내지 못했다.

치유계 A-11호 바다 토끼 실험체는 그 사육사 앞에서는 분명 연약해 보였다.

그런데 지금은?

길게 뻗은 그림자가 짙은 수증기 속에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. 마치 오후에 정원을 산책하는 한가로운 귀족 같았다.

소년의 눈매는 부드러웠고, 아름다웠으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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